드디어 주방 리노
매주 한번은 블로그에 글을 쓰고 싶지만 실제로는 한달에 한번 꼴이 되는 것 같다. 지난 한달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8월 마지막 주부터 일을 시작했고 BC 스쿼머시에 사는 친구 부부가 2박 3일 다녀갔고 9월 첫째 주에 애가 유치원에 가기 시작했다. 같은 주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신랑 친구/지인들이 잔뜩 왔었고 일을 쉬었던 토요일에 애랑 나는 우리집에서 200km 떨어진 지역으로 이사 간 친구 가족을 만나러 갔었다. 그리고 드디어 주방을 고치기 시작했다.
코서방 친구가 8월말경에 우리집에 와서 한달간 머무르다 어제 갔는데 아주 경력이 많은 목수여서 우리 주방에 하부장을 만들어줬다. (그 동안은 상부장은 하나만 있고 하부장은 없는 채로 지내왔다.) 9월 첫주 주말이 지나고 부터 지금 3주째 주방을 고치고 있다. 남편도 나도 지금 시간을 쪼개 바쁘게 지내고 있다. 나는 아무래도 살림, 바깥일, 아이 돌보는 일에 집중하다 보니 주방 고치는 일은 한 게 별로 없고 지난주에 처음으로 테이블쏘 작동하는 법에 대해 스승님의 사사를 받았다. 하부장은 스승님이 만들고 나는 상부장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주에는 하부장에 들어가는 서랍을 하나 같이 만들었다. 테이블쏘를 쓰는 게 처음에 비해 한결 편해졌다. 한옥 짓는 게 꿈인 남편 때문에 한국에서 살았던 마지막 해에 한옥학교를 다닐 때부터 아니 그 훨씬 전부터 목공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목공을 경험하게 돼 인생은 역시 재미있구나 싶다.
지금 이 글도 지난주에 테이블쏘 처음 사용하고 그날밤에 쓰기 시작한 건데 마무리를 못해서 오늘 출근하기 전에 막간을 이용해서 쓰고 있다. 지난주부터 밖에서 일하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집 리노베이션을 병행하고 있는데 생각한 것만큼 시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조급해하지 않고 조금씩 꾸준히 고치면 그게 쌓여서 성장이 있을 거란 기대를 할 수 있게 됐다. 다음번에는 우리 식구들 눈에만 예뻐 보이는 지금 주방의 상태 사진을 좀 올려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