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시골 생활

면접 그리고 합격

nomad_encho 2023. 2. 16. 10:13

외식을 하면 가는 햄버거집이 있는데 거기에서 구인 공고가 났길래 그제 이력서를 보냈는데 어제 아침에 연락이 왔고 오늘 면접을 봤다. 면접을 보는 자리에서 내일부터 트레이닝을 시작하자는 말을 들었다.

영주권 받고 캐나다로 온 지 꼬박 4년반이 됐고 그동안 한번도 고용이 된 적이 없었다. 1년반전쯤에 동네에 딱 하나 있는 상업 시설인 주유소에 딸려있는 간이식당에 구인공고 보고 이력서를 보냈을 때 단번에 연락이 오길래 일 구하는 게 쉬운가보다 했는데 작년 12월 중순부터 일자리를 찾는데 진입 장벽이 낮은 식음료 쪽에도 이렇게나 일자리가 없나 싶게 구인 공고도 적고 이력서 보내도 감감 무소식이더니 내가 자주 가는 가게에서 이렇게 금방 일하게 되니 진짜 기쁘다.

어제가 발렌타인데이에 내 생일이 며칠 전이었기에 시어머니께서 댁으로 몇번이나 초대를 해주셔서 다녀왔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양고기 메뉴로 저녁을 만드시고 케익을 구워 축하를 해주시고 선물에 카드까지 준비해놓으셨다. 이랬는데 사양했으면 어쩔 뻔..

어제 저녁 먹고 아이는 시어머니가 돌봐주시고 코서방은 형과 남동생이랑 놀러 나가고 나는 면접 준비를 했는데 몇시간 동안이나 관련 직종 인터뷰에서 자주 묻는다는 질문을 복붙하고 읽어보고 답변도 작성하고 했는데 면접에서 다행히도 그런 질문은 1도 안하더라.. 작은 사업체라 그런지 매니저님 독대로 일을 언제부터 할 수 있는지 물어 보고 일하는 시간대에 제약이 있는지 그 정도만 묻고 일할 때 뭐가 필요한지(작업화와 복장에 대한 규정 정도) 내일부터 당장 나올 수 있는지. 그리고 트레이닝 기간 동안은 정해진 날 하루 3시간 30분씩 나와서 동료들이 하는 거 보면 된다고 일러주셨다. 내가 사회초년생때부터 30대 초반까지 불합리한 걸 너무 많이 보고 겪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내가 정말 감동한 건 면접 보는데 3월 중순부터 말까지 나와 내 가족이 휴가 가는데 어쩌냐니깐 이렇게 스케줄 잡을 수 있게 미리 말해주면 아무 문제가 안된단다.. 나 정말 감동했어.. 한국서 내 인생 첫 서빙 알바 때 매니저가 사사건건 나를 불러다가 별 거도 아닌 걸로 트집 잡았던 거 돌이켜보면 진짜 여긴 넘나 합리적이긴 하다.. 물론 개인차도 있을거라는 건 인정하지만. 그게 불과 10년전이었다.

여러 군데에 지원했다가 까인 건 아니지만 서류 지원하는 족족 면접 기회도 안주길래 캐나다에 있는 한국분들이 인터넷에서 말하는 대로 정녕 오프라인으로 이력서 제출하는 걸 선호하는 건가 살짝 혹했는데 그건 아니라는 결론. 공고가 나는대로 빨리 지원하는 게 면접 확률을 높여주는 건 맞는 듯.

내 비지니스를 시작하는 날에 한발짝 더 가까워졌음을 자축하며 내일부터 열일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