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이렇게 엄마가 되어간다

nomad_encho 2020. 2. 1. 00:19

출산 후 첫 삼개월 정도는 애기를 재워놓고 영화를 보러 나가기도 했다.

 

아기 백일 즈음해서 남편이랑 태양의 서커스를 보러 갔다가 애기가 젖병을 물지 않고 목이 쉬도록 울고 있다는 시어머니의 호출을 받고 집으로 급히 돌아간 다음부터는 낮동안의 병원 진료를 빼고는 아기를 두고 혼자서 어디를 간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이와 떨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인지 엄마를 찾는다는 느낌을 딱히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친정에 아기를 맡겨두고 잠시 외출을 나가는데 현관까지 아기가 기어오길래 '엄마 다녀올게' 하고 문을 닫고 1층 아파트 입구까지 나갔는데 두고 온 휴대폰을 가지러 다시 집으로 올라가니 아기가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 마냥 아까 문을 닫을 때의 모습 그대로 현관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찡하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내가 아기에게 주는 사랑보다 아기에게서 전적이고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나를 잃어버린 것 같아 가끔은 울적하기도 하고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기도 하지만 아기가 엄마를 전적으로 필요로 하는 동안 내가 우리 아기 곁에 있어야지 다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