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메이카

자메이카 여행 3일차

nomad_encho 2023. 3. 23. 17:12

속이 안좋은 코서방이 숙소로 돌아온 후 자정 무렵까지 몇시간을 내리 게워냈지만 다음날 아침 우린 일정 대로 Silver Sands Beach에서 캠핑을 하기 위해 몬티고베이를 떠났다. 여행하는 동안 그때 그때 필요한 현금을 체크카드를 이용해 현지 통화로 인출하는 게 애초의 계획이었지만 전날 현금인출기에서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카드가 막혀버렸다.

우린 사실 여행을 올 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없었는데 남편의 신용카드 포인트로 우리 셋의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고(세금은 별도라서 600불 정도 지출을 했다.) 나머지 여행 경비는 내 한국 계좌에서 사용하기로 했었다. 가지고 있던 미국 달러를 들고 온 게 있어서 첫 숙소비는 거기에서 지출을 했는데 카드가 막혀버리니 앞으로가 막막했다. 한국 카드회사로 전화를 해야되는데 캐나다에서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는 선불폰이라서 로밍조차 되지 않았다. 한국에 전화를 걸기 위해서 심카드를 사야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Duncans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곳까지 가기 위해 탄 루트 택시의 기사님 도움으로 바로 근처에서 심카드를 구입했고 버스도 쉽게 탈 수 있었다.

지금도 자메이카에서 구입한 심카드를 이용해 글을 올리고 있는데 1500 JMD(10 USD)로 구입한 심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50기가가 훌쩍 넘고 국내 통화 분수는 2700분이 넘는다. 그래서인지 여기 사람들은 늘상 누군가와 통화를 하거나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지 않는다. 물론 덕분에 한국에 전화도 할 수 있었고 현재 카드도 잘 사용하고 있다. 자메이카에 여행을 온다면 그리고 올인클루시브 리조트에서 머물지 않는다면 두 가지를 반드시 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렌터카와 심카드. 렌터카는 알아보진 않았지만 하루 기준 50 USD 정도선이라고 한다.


Silver Sands Beach 의 모래는 정말 하얗고 고왔다. 내가 이제까지 본 모래 중 입자가 가장 고와서 물에 젖은 모래의 질감이 여타의 백사장 모래와 다른 느낌이었다. 해안선을 따라 개인 빌라들은 많지만 거대한 리조트는 못봤고 사람이 많지 않은 조용한 해변이었다. 그리고 public beach 이다. 처음 우리가 도착했을 때 바람이 많이 불고 파도도 많이 쳐서 사람들이 별로 없었지만 현지인들 몇 명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제까지 가본 휴양지인 필리핀, 쿠바에서는 현지인들이라곤 호객꾼 또는 리조트의 직원들밖에 보지 못했는데 여기선 자국민들이 본인들 나라의 자원을 즐긴다는 점이 좋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자메이카의 서쪽 끝인 Negril 지역에 와있는데 여긴 리조트가 해변을 따라 줄 지어 있고 관광지 느낌이 많이 난다. 자메이카에 다시 오지는 않겠지만 다시 온다면 조용하고 바다도 더 예쁘고 관광객도 적은 북동쪽을 택할 것 같다. 여기에서 만났던 스위스 관광객의 말로는 15년 전에 왔을 때나 지금이나 바뀐 게 없이 그대로라고 한다. 우리가 머무는 동안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었고 개발에 밀려 이것도 오래 가진 못하겠지만 말이다. 자메이카에 있는 동안 매일 같이 비치에 가지만 Silver Sands Beach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