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동서부 횡단 여행
우리집에서 1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캐나다의 동서부를 쭉 연결하는 Tran Canada Highway가 지나간다.
7월 1일 저녁 8시에 집을 떠나 이 고속도로로 여행을 한 지 이제 6일차에 접어든다.
남편과 나 둘 다 극심한 P인지라 7월 1일 로드트립을 시작하기 몇시간 전부터 짐을 싸고 부랴부랴 출발을 해서 자정이 돼서야 퀘벡에 들어섰다. 퀘벡은 우리가 사는 주랑 한 시간 시차가 있기 때문에 1시간을 벌기는 했지만 밤 2시가 넘은 시간에서야 밤을 보낼 지점에 도착을 했고 -마지막 주유소에서 휴대폰을 놓고오고 다시 가지러 가는 우여곡절 끝에- 원래 계획했던 캠핑지점에서는 캠핑을 할 수 없어 다른 곳에서 자고 일찍 일어나 다시 길을 떠났다.
여행 둘째날에는 전날 밤 쌓인 피로를 해소하려 몬트리올에 사는 남편 친구네서 거의 시간을 보냈다. 더운 날이어서 공원에 있는 수영장에 가서 더위도 식히고 집에 돌아와 씻고 밥먹고 자고 교통체증을 피해 오전 5시에 일어나 계속 운전을 했다.
난 어려서부터 숫자를 좋아하고 계산이 빠른 편이었는데 이제 머리도 굳어가는지 일만키로가 넘는 여정을 별 계산 없이 할만할 거라고 생각하고 남편의 여행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별 풍경도 없는 도로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려니 현타가 온다.
몬트리올을 떠나 이른 아침 오타와를 지나 온타리오의 Bootleggers Bay 라는 모래사장 해변에서 캠핑을 했다. 오후 5시쯤 도착했는데 아직 물도 따뜻하고 벌레도 거의 없고 사람도 없고 아이와 수영을 조금 하고 일찍 잠을 청했다. 이 곳에 캠핑은 하지 말라는 표지판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 말고도 두 그룹이 여기서 밤을 보냈다.
넷째날은 오전에 짧은 하이킹도 하고 시간을 지체하게 돼서 많은 거리를 이동하지 못했고 저녁이 되니 갑자기 비도 쏟아지고 밤새 비 예보가 있어서 부랴부랴 Terrace Bay에서 많이 멀지 않은 지점에 있는 휴게 장소에서 캠핑을 하게 됐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이 지점에 도착하자 마자 남편이 뛰쳐나가 30분만에 타르프를 설치하고 텐트를 설치했고 그 직후에 굵은 빗발이 떨어지기 시작해 우리가 자는 동안에도 많은 비가 쏟아지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고속도로 상에 있는 곳인데다 기차가 지나는 지점이라서 소음이 있기는 했지만 자갈 해변이 바로 앞에 있고 해변을 따라 산책로도 있고 화장실과 피크닉 테이블도 잘 갖춰져 있어 장시간 운전 중에 쉬거나 하룻밤을 지내고 가기에 좋은 곳이었다.
어젠 온타리오와 매니토바의 경계 부분을 제외하고는 온타리오에 비가 많이 와서 아침부터 운전을 오래 하기 좋은 날이었다. 3일차부터 5일차인 어제까지 사흘을 온타리오에서 이동했는데 한 주라고 하기엔 그 크기가 너무 크다. 한 주 안에서만 2000키로 이상을 운전했다. 어제 저녁에 매니토바에 들어왔고 주 경계를 얼마 지나지 않은 지점에 있는 주립공원 캠핑장에서 어젯밤을 보냈다. 여기에 코인 샤워장도 있어 몇 시간 전에 다른 모든 사람들이 자고 있을 때 샤워도 했다. 샤워장에 들어가다 꽤 큰 사슴도 만나고.
매니토바와 사스카츄원은 애초에 정보가 없는데다가 오늘 오후부터 사스카츄원에 내내 비가 오다는 예보가 있어 그냥 넘기려 한다. 오늘 여기 캠핑장에서 좀 더 자고 느지막히 출발해 내일 해뜰 때까지 남편과 교대로 운전하며 최대한 많은 거리를 운전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