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14) 몬티고베이의 생스터 공항으로 입국하고 오늘(3/15)이 이틀째이다. 어제 입국심사에서 줄만 2시간을 섰다. 공항은 쿠바랑 별로 다를 바 없었는데 모든 게 낭만적으로 느껴졌던 쿠바 여행 때(2016년도)와는 달리 자메이카의 첫인상이 좋지는 않았다.

환승 지점인 몬트리올에서 하룻밤을 자는 비행일정이라 전날 쌓인 피로를 풀고 앞으로 여행을 준비하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었다. 오늘은 비가 50mm 이상 오는 걸로 예보가 있어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큰 쇼핑 센터에 가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은행에서 환전 및 현금 인출로 여행자금도 마련하고 밥도 먹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오늘 여행의 키워드는 route taxi. 정해진 구간만 도는 버스 같은 개념의 밴 택시인데 승객의 목적지에 따라 노선이 변경된다는 게 버스와 다른 지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루트 택시는 거의 안가는 곳이 없을 정도로 촘촘하게 노선이 만들어져 있는 것 같고 거리에 따라 요금이 조금씩 바뀌는데 보통 1인당 150 자메이카 달러(1USD) 또는 장거리일 경우 200 자메이카 달러 정도가 요금이 된다. 코서방이 여기 와서 몇 번 어울린 자메이카 3년차인 지인의 말로는 거리에 돌아다니는 자동차 중에 90프로가 루트 택시라고 한다. 오늘은 종일 이 루트 택시를 이용해 이동을 했다. 숙소에서 쇼핑센터로, 쇼핑센터에서 해변으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저렴하게 잘 다닌 기분이었다.

쇼핑센터에서 필요한 것들을 구매하고 은행에서 환전하고 늦은 점심을 먹으려는데 코서방이 속이 안좋다더니 밥도 잘 못먹고 그 후에 해변에 갔다가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다시 루트 택시를 이용해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돌아가는 방향의 루트 택시를 어디서 타야하는지 모르겠는 거다. 이리저리 돌다가 이곳의 재래 시장에 들어섰는데 비는 추적추적 오지 해는 거의 다 져가지 캐리비안해의 나라 중 최고의 살인율을 보인다는 자메이카 여행 이틀차인 우리로선 적잖이 긴장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때 어떤 젊은 현지 여성이 우리를 도와주겠다고 나섰고 모든 장거리 버스와 루트 택시가 서는 종점이자 터미널 같은 개념의 공원으로 우리를 안전하게 이끌어줬다. 게다가 더욱 속이 안좋아진 코서방은 공원에 도착하자 마자 엄청나게 게워내게 됐다. 그녀는 나에게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자메이카 전통 방식인 듯한 약품 같은 것을 건내며 코서방이 그것의 냄새를 맡고 속을 진정시키도록 도와줬다.

아직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자메이카인들은 바로 위에 위치한 섬나라인 쿠바인들에 비해 덜 상냥해 보이지만 우리가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는 기꺼이 도와주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이 이곳에서 지낸 지 일주일이 된 시점으로 우리가 주로 만난 사람들은 우리가 묵은 숙소의 주인들과 루트 택시/버스 기사님들 그리고 가끔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정도이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게 안좋은 인상을 준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우린 애초에 안전하지 않다고들 하는 킹스턴 지역은 여행할 의지가 없어서 몬티고베이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일주일간 이동했고 오늘 몬티고베이로 돌아가서 서쪽 끝까지 이동해 남은 일주일을 그곳에서 마무리 할 생각이다.

나와 남편은 여행 중에 현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여행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사람들에게서 감동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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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mad_en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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